열기구여행을 처음 떠난것은 꼬박 3년 전 2015년 11월아마도 그 몇 달 전 부터 저는 퇴사(언제든지 도망칠) 준비를 하며 틈틈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조그만한 태블릿과 포토샵, 퇴근 후 약간 지친 몸으로 그려낸 그림들.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당시의 저에게 열기구여행은 엄청난 구원으로 다가왔습니다. '맨 처음으로 어디를 가볼까? 고등학생 시절부터 꼭 가고싶었던 파리를 그려보자! 그 다음은 런던에 가서 쉬는거야. 나의 열기구여행 속 런던은 맑고 푸른 하늘이었으면 좋겠어.' 점점 틀이 잡혀가는 그림을 보며 '언젠가 나도 이 열기구처럼 실제로 세계여행을 하는 날이 왔으면' 생각했죠. 열기구여행을 그리며 나에게 하고싶은 이야기, 그리운 친구에게 하고싶은 이야기, 그 곳의 날씨, 상상으로 느껴지는 분위기 등을 일기로 적어보았어요. 그리고 통장에 있던 15만원을 탈탈 털어서 이 그림들을 엽서로 만들었습니다. 엽서로 가득 찬 방 그리고 사업자등록증. 퇴근하고 집에 오신 엄마는 이 풍경을 보고 당황하셨지만 곧 저의 손을 붙잡고 울며 기도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작게 시작하지만 끝내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마음 변치 않고 항상 겸손하게 작업활동을 하게 해달라고. 자본금이 없기에 주어진 상황은 열악했지만 반듯하게 사진을 찍고 온라인몰에 올려서 판매하기 시작했죠.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홍보했고 운좋게 큰기업들과 협업을 하기도, 백화점, 고등학교 등에서 강의를 종종 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작은 일탈로 시작한 어른의 동화 열기구여행이 이제는 저의 우주가 되어있네요. 저는 그저 열기구가 되어 자유롭게 하늘을 떠다니며 잔잔히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그런 상상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림 속 열기구는 지루한 일상을 너무너무 탈출하고 싶었던 저의 이상향이자 곧 나. 그리고 그림을 보며 공감해주는 당신이에요. 제가 그렇게 하고있듯 당신의 마음을 대입해서 열기구여행을 감상해 주신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