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도착한 새로운 사진-전시회를 하는 동안 매일같이 걸었던 연남동의 거리를 다시 보니 반갑다. 비가 몇 번 내리더니 사라져버린 벚꽃은 사진 속에서 여전히 한창이다. '언제 전시회를 시작하려나..' 준비하던 2월이, '내년에는 개인 전시회를 해볼까?' 막연히 생각했던 작년 겨울이, 어느새 과거가 되어있다. 옷은 얇아졌고 다시 여름이 오고 있다. 가끔씩 '이 안에는 시간이 정지되어 있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사진을 본다. 오늘 이 사진을 받아본 순간, 사진속 거리를 걷던 3주 전으로 돌아간 듯하였다. 7년 된 필름으로 담아낸 이 사진은 선명하지 않지만 쫀득한 색감이 분명히 담겨있고 필름 특유의 풍부한 톤으로 정지된 봄의 시간을 생기있게 보여주고 있다. 빛으로 그려진 순간은 이렇게나 아름답다.